김동연 개인전 리뷰

critic & column | 2009/09/25 19:55


김동연 개인전 리뷰

한국현대미술계 3세대의 감성은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까? 1990년대 중반 이후의 상황을 근거로 그 일단을 짚어보건대, 그것은 아마도 자기서사의 독자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되 그것을 예술가 주체의 바깥과 긴밀하게 관계설정을 하려고 하는 열린 감성이다. 미술의 안과 밖을 엄격하게 구분하고자 했던 2세대의 엄중함에 대한 일종의 반작용 같은 것이다. 김동연의 감성은 2세대와 3세대 사이에 존재한다. 그는 편집증적인 조형방식을 통해서 오브제에 탐닉하는 2세대 증후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일련의 서사구조 속에 배치함으로써 작품과 작품 사이의 관계 설정을 시도하면서 알레고리의 연쇄를 제시하곤 한다. 다시 말해서 그는 오브제와 서사의 경계에 선 2.5세대의 감성을 가지고 있다.

김동연의 눈은 현대사회의 면면을 압축적으로 제시하면서 숨겨진 구조를 응시한다. 그는 벽과 바닥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평면과 공간에서의 시각 연출을 구사하는 작가이다. 그는 현대사회의의 욕망을 파헤치는 존재로 몬스터를 등장시킨다. 몬스터들은 다양한 상황 속에 존재하는 현대인의 면면을 은유한다. 몽달귀신을 닮은 몬스터들은 전시장 곳곳에서 모종의 상황과 장면을 연출한다. 그는 이 주인공들을 위해서 벽장 형식의 목재 진열장을 만들어서 그 속에 몬스터들을 넣어두기도 하고, 수의를 연상하게 하는 못을 입히기도 한다. 시멘트 블록으로 벽을 쌓고 작은 창문을 만들어 창밖의 몬스터를 연출하기도 하고, 몬스터를 떠낸 틀 자체를 제시하며, 극장에 둘러앉은 몬스터들을 통해서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가 제시하는 오브제와 공간들은 우리에게 다소간 낯선 정서로 다가온다. 알 듯 말 듯 한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연의 희뿌연 서사는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몬스터의 형상과 비슷하다. 몬스터는 현대사회의 공포를 대리한다. 그는 세상에 대해 느끼는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의인화한 몬스터를 만들었다. 그것은 무시무시한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동글동글한 캐릭터 인형과 같이 귀여운 존재이다. 이 설정을 통해서 관객이 접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점은 부차적이다. 그는 작품 사이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서사를 전개해나가는 것만큼이나 오브제 그 자체에 탐닉한다. 그가 앞세대의 감성과 뒷세대의 감성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의 감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하는 대목이다.

몬스터에 비해서 건축과 도로의 모습을 따온 평면과 입체 작업들은 한층 심플한 어법을 구사하고 있다. 그는 도시의 건축물들을 압축해서 뼈대를 끄집어내는 밝은 눈을 가졌다. 건축물의 구조를 압축적인 선 구조로 파악하고 그것을 평면으로 좁혀 들어가는 과정에서 그는 심플한 패널 조각들을 얻어냈다. 건축물 프레임 연작들은 몬스터들이 주고받는 대화 상황들과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현대사회의 구조를 이야기하고 있다. 서로 어긋나는 길을 연결해주는 매개자, 즉 인터체인지는 한층 더 선명한 서사를 제시한다. 그는 인터체인지를 액자속의 드로잉으로 제시하기도 하고 길다란 막대에 널어 설치 작업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인터체인지 형상을 따온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서 그가 들여다보고자 하는 것은 현대사회의 소통 방식이다. 몬스터와 건축물, 그리고 인터체인지에 이르는 김동연의 성찰은 개인과 집단, 인간과 사회, 개체와 구조의 관계를 두루 아우르고 있다.

김준기(미술평론가)

2009/09/25 19:55 2009/09/2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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