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개수작이냐 쐬까따라비아~
critic & column | 2005/03/01 15:18
"모두가 "예"라고 말할 때, "아니오"라고 말하는 사람... 정말 재수없습니다."
모 광고 카피에서는 그 사람을 매우 훌륭하다고 치켜 세웁니다. 상황에 따라서 그 때 그 때 다른 논리이겠지만, 저는 자라오면서 별것 아닌 것에 혼자 잘 난척 하면서 혼자 바락바락 우기면서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함으로써 나머지 사람 대다수를 병신으로 만드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습니다. 설령 그의 주장이 옳다고 할지라도 상황과 맥락의 진동을 전혀 파악하지 않은 채 혼자 퍽!~~~ 내질러버림으로써 자신의 정당성을 스스로 조롱거리로 만드는 경우도 보아왔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을 싫어하는 편입니다. 대다수가 오류에 빠져 있는 이유가 무엇이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밟아야할 수순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고 덤비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삼일절 낮에 잠깐 한겨레에 들어갔다가 이 기사를 읽었습니다. 거기에 미술시장...의 현황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미술은행 제도, 양도세 문제까지 번다한 이야기들... 그런데 여기에서 불쑥!!!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씨바, 미술가들이 언제부터 미술시장논리로부터 파생하는 돈을 벌어먹고 살았다고, 르네상스 운운하고 자빠졌나!!!"
이탈리아 이래 유럽 전역의 르네상스 작가들과 루벤스, 피카소가 그랬는지 몰라도, 우리가 기억하는 위대한 예술가들, 얼마나 많은 반고흐와 장승업이 상품과 작품 사이에서 얼마나 뼈저린 고통을 받으며 살아갔는가. 자본과 권력에 맞장뜨는 예술의 본연을 다시 한 번 깊은 신음 토하듯 생각하다가 또 다시 불쑥!!! 저기 충북 괴성에서 작업하고 있는 최경태샘 생각이 났습니다. 미술은행에서, 아니면 모 기업 컬렉션에서 그의 다리 쩍벌린 여고생 시리즈를 한 점이라도 구입해줄까?
"기만이다!!! 이것은 기만이다. 자본의 논리로 예술을 포장하려드는, 이것은 기만이다. 미술시장의 이름으로 르네상스 운운하는, 이것은 기만이다. 빌딩과 거실벽에 거는 용도로 간택당할 그림을 골라내는 선별취향을 국가권력이 운용하는 자금으로 집행하겠다고 나서는, 이것은 기만이다."
이럴 땐, 김준기 같은 말투보다는 웃찾사 알까리라 기자의 통렬한 말투로 하는 게 훨 낳을 법한데... 흠...
"지금 장난하나까따라비아~. 수백명 작가들한테러시까따라비아, 수백장 그림 사들여가지고서리까따라비아, 이 빌딩 저 빌딩 벽에 갔다가 건다고 해서리까따라비아, 도대체 이렇게 어지럽게 널려있는 미술판 작가 겸 백수 겸 실업자들을 어떻게 구제하겠다고 나서는 건지까따라비아~ 아, 미술은행 기금 일년 예산 25억 가운데 까따라비아, 도대체 화랑들이 얼마의 중개알선 차익을 챙겨먹을 수나 있겠다고서리까따라비아, 미술시장의 르네상스 운운하고 자빠졌나까따라비아, 개수작 떨지마라 쐬~까따라비아~!!!"
삼일절 낮에 타카키 마사오가 쓴 윤봉길의사 사당 현판을 도끼로 세 조각낸 사람들을 인터넷 이미지로 지켜본 후 그 밑에 한겨레경제지에서 미술시장 운운하는 기사를 보다가 열받아서 몇줄 땡겨봤슴돠.
모 광고 카피에서는 그 사람을 매우 훌륭하다고 치켜 세웁니다. 상황에 따라서 그 때 그 때 다른 논리이겠지만, 저는 자라오면서 별것 아닌 것에 혼자 잘 난척 하면서 혼자 바락바락 우기면서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함으로써 나머지 사람 대다수를 병신으로 만드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습니다. 설령 그의 주장이 옳다고 할지라도 상황과 맥락의 진동을 전혀 파악하지 않은 채 혼자 퍽!~~~ 내질러버림으로써 자신의 정당성을 스스로 조롱거리로 만드는 경우도 보아왔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을 싫어하는 편입니다. 대다수가 오류에 빠져 있는 이유가 무엇이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밟아야할 수순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고 덤비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삼일절 낮에 잠깐 한겨레에 들어갔다가 이 기사를 읽었습니다. 거기에 미술시장...의 현황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미술은행 제도, 양도세 문제까지 번다한 이야기들... 그런데 여기에서 불쑥!!!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씨바, 미술가들이 언제부터 미술시장논리로부터 파생하는 돈을 벌어먹고 살았다고, 르네상스 운운하고 자빠졌나!!!"
이탈리아 이래 유럽 전역의 르네상스 작가들과 루벤스, 피카소가 그랬는지 몰라도, 우리가 기억하는 위대한 예술가들, 얼마나 많은 반고흐와 장승업이 상품과 작품 사이에서 얼마나 뼈저린 고통을 받으며 살아갔는가. 자본과 권력에 맞장뜨는 예술의 본연을 다시 한 번 깊은 신음 토하듯 생각하다가 또 다시 불쑥!!! 저기 충북 괴성에서 작업하고 있는 최경태샘 생각이 났습니다. 미술은행에서, 아니면 모 기업 컬렉션에서 그의 다리 쩍벌린 여고생 시리즈를 한 점이라도 구입해줄까?
"기만이다!!! 이것은 기만이다. 자본의 논리로 예술을 포장하려드는, 이것은 기만이다. 미술시장의 이름으로 르네상스 운운하는, 이것은 기만이다. 빌딩과 거실벽에 거는 용도로 간택당할 그림을 골라내는 선별취향을 국가권력이 운용하는 자금으로 집행하겠다고 나서는, 이것은 기만이다."
이럴 땐, 김준기 같은 말투보다는 웃찾사 알까리라 기자의 통렬한 말투로 하는 게 훨 낳을 법한데... 흠...
"지금 장난하나까따라비아~. 수백명 작가들한테러시까따라비아, 수백장 그림 사들여가지고서리까따라비아, 이 빌딩 저 빌딩 벽에 갔다가 건다고 해서리까따라비아, 도대체 이렇게 어지럽게 널려있는 미술판 작가 겸 백수 겸 실업자들을 어떻게 구제하겠다고 나서는 건지까따라비아~ 아, 미술은행 기금 일년 예산 25억 가운데 까따라비아, 도대체 화랑들이 얼마의 중개알선 차익을 챙겨먹을 수나 있겠다고서리까따라비아, 미술시장의 르네상스 운운하고 자빠졌나까따라비아, 개수작 떨지마라 쐬~까따라비아~!!!"
삼일절 낮에 타카키 마사오가 쓴 윤봉길의사 사당 현판을 도끼로 세 조각낸 사람들을 인터넷 이미지로 지켜본 후 그 밑에 한겨레경제지에서 미술시장 운운하는 기사를 보다가 열받아서 몇줄 땡겨봤슴돠.
미술시장 르네상스를 꿈꾸며
이희욱 기자(asadal@economy21.co.kr) 2005년 02월 14일
미술은행 밑그림 단계서 ‘먹칠’
미술품 돈으로만 보지 말라
“예술은 비즈니스다.” 세계 미술계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는 공공연히 이렇게 말했다. 루벤스는 한술 더 떴다. 그는 전문 작업팀을 두고 작품을 대량 생산하는 ‘공장제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다. 고객이 그림을 주문하면 다른 화가의 그림을 얹어 파는 ‘끼워 팔기’도 루벤스의 특기였다. 예술가와 돈을 두고, 물과 기름의 관계라고들 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예술은 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좋은 작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경제적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럼에도 국내 미술시장은 황량하다. 10년이 넘도록 계속되는 장기 불황 탓이다. 재능 있는 작가들이 말라죽어가고, 화랑은 문을 닫거나 전업을 택한다. 동토의 땅 미술시장에 봄날은 올 것인가.
올해부터 미술은행 제도 도입…“근본 처방 못 된다” 회의론 만만치 않아
예술작품도 재화로 환원되는 가치가 있다. 일반인의 눈에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한 점의 그림이 수집가들의 치열한 경합을 거쳐 수백만달러에 팔려나가는 일이 허다하다. 지난해 5월 뉴욕 소더비 경매장에 나온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은 1억4천만달러, 우리돈으로 약 15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에 팔려나갔다. 지난 1996년에는 우리나라의 조선백자 ‘철화백자용문호’가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세계 도자기 경매 사상 최고가인 100억여원에 팔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예술작품의 ‘교환가치’는 상당히 주관적이다. 한 작품의 가치를 매길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척도는 무엇일까?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예술작품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척도는 ‘돈’이 아닐까. 그런 까닭에 예술작품도 결국엔 자본주의의 ‘시장경제 시스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예술작품은 계량 가능한 객관적 척도가 없다. 즉, 재화로 환원 가능한 가치 외에 ‘플러스 알파’가 있다. 예술작품의 생산주체인 작가들은 이 ‘플러스 알파’의 가치가 곧 자신의 예술세계에 대한 자존심의 깊이다. 반대로, 소비자인 수집가나 일반 대중들은 시장의 합리적인 조정 과정을 거쳐 구매 가능한 현실적인 ‘값’이 매겨지길 원한다. 국내 미술시장은 이 간극을 메우지 못하고 오랫동안 천상에서 머물렀다.
미술작품도 한때는 주식 못지않은 대박의 꿈으로, 때로는 은밀한 부의 축적수단으로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일확천금의 꿈이 사라지고 세계 경제가 동반 하락하던 90년대 이후 국내 미술시장도 깊은 겨울잠에 빠져들었다. 이제 미술시장은 10여년이 넘는 긴 잠을 털고 다시 한번 도약의 꿈을 꾼다. 천공을 떠다니는 미술시장을 이제는 땅으로 끌어내리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은 특히 올해 들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이번엔 정부가 나섰다.
문광부, 25억원 투입해 300여점 작품 구입
“미술계도 화려한 봄날이 있었어요. 89년인가, 우리나라가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까지 올라갔을 때인가요. 장바구니 든 아주머니가 객장에 죽치고 앉아 있던 풍경과 비슷한 열풍이 미술계에도 있었죠.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는 불법 중간도매상인 ‘나까마’들이 그림 들고 증권회사를 돌아다니며 일반인에게 고수익을 미끼로 팔아댄 시절이었어요. 나중에 그 거품이 꺼지면서 작품의 가치가 엄청 떨어져 휴짓조각이 됐는데요. 그때 시장에 덴 많은 사람들이 미술작품에 등을 돌리면서 불황이 지금까지 계속돼 온 겁니다.”
한때는 잘나가던 MBA 출신 은행 지점장으로, 이후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 대표로 변신해 경제와 예술분야를 두루 경험한 김순응 서울옥션 고문의 진단이다. 김 고문의 지적대로, 국내 미술계는 10년이 넘는 장기 불황에서 좀체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89년부터 91년까지 2년여에 걸친 ‘반짝 호황’이 사그라든 이후 지금까지 계속된 현상이다. 많은 화랑들이 업종을 전환하거나 요식업 등의 ‘부업’으로 목숨을 이어나갔다. 작품이 팔리지 않자 작가들은 창작의욕을 잃고 고사상태에 빠졌다. 값싼 중국과 동남아 미술품의 유입은 스러지는 국내 미술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런 국내 미술시장이 을유년 벽두부터 희망의 온기로 술렁인다. 진원지는 바로 문화관광부가 올해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미술은행’(Art Bank)제도다.
미술은행은 말 그대로 미술작품들을 취급하는 은행이다. 시중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듯, 미술은행은 미술작품을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아 수익을 챙긴다. 공공기관이 미술품을 구입해 공공건물에 전시하거나 일반에 임대하는 것이다.
미술은행은 제 기능을 잃어버린 국내 미술시장에 정부가 개입해 ‘조정 기능’을 하겠다는 의지의 결과물이다. 문화관광부는 “매년 신진 작가들이 배출되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이 작품 판매가 부진해 창작활동 위축으로 이어져 미술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정부 등 공공기관이 미술품 구입에 앞장서 국민의 미술 감상 기회를 확대하고 미술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이번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문광부는 우선 올해 25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200~300점의 작품을 구입하고, 내년부터 이후 5년 동안은 연간 예산을 30억원으로 늘릴 생각이다. 이렇게 확보한 작품들은 지방자치단체나 대사관, 소규모 미술관 등에 임대하고 수익을 챙긴다. 또한 구청 민원실, 병원, 철도역사 등 일반인이 많이 찾는 곳을 선정해 미술작품을 활용한 리모델링 시범사업도 실시할 계획이다. 앞으로 반응을 봐가며 일반인에게도 작품을 임대할 생각이다. 정부가 돈을 풀어 작품을 사들인 다음, 이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사업을 하겠다는 뜻이다.
미술은행 운영주체는 당분간 국립현대미술관이 맡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제대로 된 작품을 골라 구입할 수 있도록 미술인 중심의 ‘작품구입 심사위원회’를 운영키로 했다. 문광부는 미술은행 운영을 위한 주요사항을 심의·의결할 ‘미술은행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투명한 운영을 위해 2007년부터는 독립 운영법인인 ‘한국미술진흥재단’(가칭)을 설립해 미술은행의 운영을 맡기기로 했다.
양도세 완전 폐지로 기업 고객 구매 자극
미술계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무엇보다 기나긴 불황의 끝에 내려진 25억원의 ‘단비’가 반갑다는 반응이다. 한국화랑협회 김창수 총무이사는 “시장이 살아야 작가도 화랑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며 “미술은행의 근본 취지가 미술시장 활성화에 있는 만큼 좋은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작가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미술협회도 일단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영길 한국미협 사무처장은 “미술은행의 취지 자체가 침체된 미술계와 미술인을 살리고 국민의 문화향유권을 높이는 것이므로 긍정적”이라고 환영하고 나섰다.
미술업계를 옥죄던 세제 부담이 올해부터 완전히 사라진 점도 환영할 만한 대목이다. 정부는 미술업계가 호황을 맞던 90년대 초, ‘미술품 양도차익에 대한 종합소득세’(이하 미술품 양도세) 도입을 결정했다. 미술시장의 과열에 따른 작품의 투기를 막고 투명한 과세를 확보하겠다는 뜻에서다. 미술계는 반발했다. “고가의 거래가 이뤄지는 미술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실명 거래에 의해 과세가 공개되면 누가 작품을 마음 놓고 구입하겠느냐”는 것이다. 미술계는 입을 모아 “국내 미술품 거래의 80%를 차지하는 개인 구매자들이 등을 돌리거나 다른 품목에 눈을 돌릴 것”이라며 “시장만 보이고 문화는 보이지 않느냐”고 정부를 성토했다. 미술계의 거센 반발 앞에 정부는 법안 유예를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 2003년 말 정부가 다시 양도세 납부를 추진하면서 논란이 재연됐고, 진통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말 결국 미술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법안의 폐지를 결정한 것이다.
미술품 양도세 법안의 폐지는 미술계 입장에서 호재임에 틀림없다. 김순응 서울옥션 고문은 “기업이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미술품 양도세 폐지는 매우 중요한 의미”라고 지적했다. “국내 미술시장은 개인 구매자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개인 구매자들이 사들이는 물품은 한정돼 있죠. 대개는 예쁘고 보기 좋은 작품, 크기도 작고 비교적 대중적 가격의 작품입니다. 공간을 차지하는 설치미술품이나 100호 이상의 규모가 큰 작품을 개인이 구매하기란 힘든데요. 기업들은 실험성 있는 작품이나 대규모, 고가의 작품에 대한 구매력이 있거든요.” 그는 이번 양도세 폐지로 인해 기업들이 과세 부담 없이 마음 놓고 미술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미술시장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중가격제 개선, 미술품 가격 조정 절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미술시장의 전망을 마냥 낙관적으로 점칠 수만은 없다. 미술은행 제도나 미술품 양도세 폐지 역시 고사 직전의 미술시장을 살릴 근본 처방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 미술시장의 위기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원인과 처방은 무엇일까. 최병식 경희대 교수 겸 미술평론가는 △대내외적 경기 불황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적 인식 부족 △정부의 제도적 지원 미흡 등을 위기의 원인으로 꼽는다. 최 교수는 “결국은 문화를 이해하고 향유할 수 있는 국민의 문화의식을 높여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겠느냐”며 “미술은행 또한 약간의 지원책 정도일 뿐, 척박한 미술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대적인 교양교육 강좌나 대규모 복합 전시 및 공연 등이 필요하며, 가능성 있는 작가를 발굴해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정예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 최 교수의 분석이다.
이른바 미술품 ‘이중가격제’도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이는 미술작품 생산자와 공급자인 작가와 화랑 간의 뿌리 깊은 불협화음에서 유래한다. 화랑측은 “미술시장의 상승곡선은 90년대 초를 고비로 꺾였지만, 작가들의 눈높이는 최고점에 머물러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대중이 선뜻 지갑을 열기 힘든 고가의 작품값을 고집하므로 작품이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작가들은 “화랑이 작품값의 절반을 떼어 갈 정도로 몫을 많이 가져가, 작품을 팔아도 남는 게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이 때문에 작가는 유통주체인 화랑을 제쳐두고 수요자인 수집가들과 직거래를 하게 되고, 같은 작품을 두고 화랑 판매 가격과 실제 구매 가격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순응 서울옥션 고문은 “직거래는 결과적으로 시장질서를 무너뜨리는 동시에 작가 개인의 가치도 떨어뜨리는 제 살 깎기”라며 “프로페셔널한 작가라면 시장질서에 맞는 유통망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발 더 나아가, “미술시장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미술품 가격을 시장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김 고문은 주장한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가격이 곧 적정 가격이므로, 작가와 화랑 모두 한발씩 양보해 대중에게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고픈 예술가들’에 대한 처우 개선도 시급하다. 이영길 한국미협 사무처장은 “지금의 사회보장제도는 작가들이 상해를 입어도 일용직 노동자보다 못하게 취급한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그는 “무형의 자산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를 딱히 구분이 힘들다는 이유로 일용직 노동자로 처리하는 보험사의 태도는 무책임하다”며 “작품 판매에 대해서도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등 제도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기업-예술인 공조 ‘메세나’ 눈 돌려볼 만
기업의 예술 지원 활동인 ‘메세나’에도 눈을 돌려봄직하다. 한국미협은 최근 금호생명과 양해각서를 맺고 각종 미술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주요 미술대전이나 전시행사에 해당 기업 직원을 무료로 초청하는 대신, 기업은 미술협회 회원 자녀에게 장학금을 주거나 작가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하는 형태다. 별도의 제휴사를 통해 협회 회원들에게 미술용품 구입이나 건강검진, 레저나 쇼핑 등에서 다양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멤버십 카드도 곧 발급할 예정이다. 작게나마 미술계와 기업 간 공조와 지원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동안 미술작품은 일반인에게 부정적 재산 증식 수단이나 고가의 대가성 뇌물 정도로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권력을 쥔 정부 요직 인사들이 손가락에 꼽히는 ‘큰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작품들이 유명 수집가의 이름을 걸고 당당히 거래되는 실정이다. 미술품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개선이 시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순응 고문은 “미술품을 사고파는 게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인식이 생겨야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술계에 관행처럼 굳어버린 이해 충돌도 사라져야 할 낡은 유물이다. 최근 발표된 미술은행제도의 운영방안을 놓고 제도 시행 이전부터 작가와 화랑측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것이 대표적이다(00쪽 참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할 만큼 했다”며 “이제 작가나 화랑이 대오 각성하고 뼈저린 내부 개혁에 들어가야 할 때”라고 미술인들의 자성을 촉구했다.
하지만 시장은 못내 조심스럽다. 미술시장 한파가 이대로 굳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도 여전하다. 백기영 미술인회의 사무처장은 “미술은행 공청회에 미술 관계자들이 대거 몰리는 건 다시 말하면, 미술시장을 활성화할 묘안이 딱히 없다는 인식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제 경쟁력을 갖춘 작가가 질 높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변화를 도출하지 않는 한, 지금의 다양한 시도들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결국엔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내 미술시장의 정확한 규모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문화관광부는 미술은행 설립을 발표하며 국내 미술시장을 연간 300억~400억원 규모로 내다봤지만, 이 또한 “시장 범위를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고무줄 통계”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하나의 사례가 국내 미술작가들이 처한 어려움을 짐작케 한다.
지난해 한국전업미술가협회는 회원 1500명을 대상으로 ‘한국 전업미술가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96%가 창작 수입만으로는 생계 유지가 불가능하며, 전체의 88%가 4인가족 최저생계비인 1500만원에 못 미치는 연간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10명 가운데 9명은 10년 이상 창작활동을 한 ‘중견’들이었지만, 작품 판매로 자신과 가족의 생활이 가능하다고 대답한 사람은 전체의 1%에 불과했다. 정책 지원과 대중적 인식 전환, 미술계의 내부 반성이 삼박자를 맞춰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참고로 이 기사 밑에 이런 리플이 달려있었다.
**********
그레상스라?
**작품이 잘 팔리지 않은 이유?
1. 전국공모전중심으로 전국민화가양성소가 활성화 되었기에
2. 시골에서는 농사짓고 문화센터 붓질 동우회나가 조금허더가
공모전에 출품하면 특선이요..우수상이요.. 시골장날 좌판갈아놓은 미술세계니까?
3. 취미를 하는 아줌시들 화백이요 화가요 하며 개인전열면
도로입구부터,,화환,,,
(어휴 내가 창피해 미술대학가서..비싼등록금대가며..
고삐리 수준의 사고를가지고 가르치는
교수작품 답습하고 있으니..)
이희욱 기자(asadal@economy21.co.kr) 2005년 02월 14일
미술은행 밑그림 단계서 ‘먹칠’
미술품 돈으로만 보지 말라
“예술은 비즈니스다.” 세계 미술계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는 공공연히 이렇게 말했다. 루벤스는 한술 더 떴다. 그는 전문 작업팀을 두고 작품을 대량 생산하는 ‘공장제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다. 고객이 그림을 주문하면 다른 화가의 그림을 얹어 파는 ‘끼워 팔기’도 루벤스의 특기였다. 예술가와 돈을 두고, 물과 기름의 관계라고들 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예술은 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좋은 작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경제적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럼에도 국내 미술시장은 황량하다. 10년이 넘도록 계속되는 장기 불황 탓이다. 재능 있는 작가들이 말라죽어가고, 화랑은 문을 닫거나 전업을 택한다. 동토의 땅 미술시장에 봄날은 올 것인가.
올해부터 미술은행 제도 도입…“근본 처방 못 된다” 회의론 만만치 않아
예술작품도 재화로 환원되는 가치가 있다. 일반인의 눈에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한 점의 그림이 수집가들의 치열한 경합을 거쳐 수백만달러에 팔려나가는 일이 허다하다. 지난해 5월 뉴욕 소더비 경매장에 나온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은 1억4천만달러, 우리돈으로 약 15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에 팔려나갔다. 지난 1996년에는 우리나라의 조선백자 ‘철화백자용문호’가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세계 도자기 경매 사상 최고가인 100억여원에 팔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예술작품의 ‘교환가치’는 상당히 주관적이다. 한 작품의 가치를 매길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척도는 무엇일까?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예술작품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척도는 ‘돈’이 아닐까. 그런 까닭에 예술작품도 결국엔 자본주의의 ‘시장경제 시스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예술작품은 계량 가능한 객관적 척도가 없다. 즉, 재화로 환원 가능한 가치 외에 ‘플러스 알파’가 있다. 예술작품의 생산주체인 작가들은 이 ‘플러스 알파’의 가치가 곧 자신의 예술세계에 대한 자존심의 깊이다. 반대로, 소비자인 수집가나 일반 대중들은 시장의 합리적인 조정 과정을 거쳐 구매 가능한 현실적인 ‘값’이 매겨지길 원한다. 국내 미술시장은 이 간극을 메우지 못하고 오랫동안 천상에서 머물렀다.
미술작품도 한때는 주식 못지않은 대박의 꿈으로, 때로는 은밀한 부의 축적수단으로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일확천금의 꿈이 사라지고 세계 경제가 동반 하락하던 90년대 이후 국내 미술시장도 깊은 겨울잠에 빠져들었다. 이제 미술시장은 10여년이 넘는 긴 잠을 털고 다시 한번 도약의 꿈을 꾼다. 천공을 떠다니는 미술시장을 이제는 땅으로 끌어내리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은 특히 올해 들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이번엔 정부가 나섰다.
문광부, 25억원 투입해 300여점 작품 구입
“미술계도 화려한 봄날이 있었어요. 89년인가, 우리나라가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까지 올라갔을 때인가요. 장바구니 든 아주머니가 객장에 죽치고 앉아 있던 풍경과 비슷한 열풍이 미술계에도 있었죠.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는 불법 중간도매상인 ‘나까마’들이 그림 들고 증권회사를 돌아다니며 일반인에게 고수익을 미끼로 팔아댄 시절이었어요. 나중에 그 거품이 꺼지면서 작품의 가치가 엄청 떨어져 휴짓조각이 됐는데요. 그때 시장에 덴 많은 사람들이 미술작품에 등을 돌리면서 불황이 지금까지 계속돼 온 겁니다.”
한때는 잘나가던 MBA 출신 은행 지점장으로, 이후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 대표로 변신해 경제와 예술분야를 두루 경험한 김순응 서울옥션 고문의 진단이다. 김 고문의 지적대로, 국내 미술계는 10년이 넘는 장기 불황에서 좀체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89년부터 91년까지 2년여에 걸친 ‘반짝 호황’이 사그라든 이후 지금까지 계속된 현상이다. 많은 화랑들이 업종을 전환하거나 요식업 등의 ‘부업’으로 목숨을 이어나갔다. 작품이 팔리지 않자 작가들은 창작의욕을 잃고 고사상태에 빠졌다. 값싼 중국과 동남아 미술품의 유입은 스러지는 국내 미술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런 국내 미술시장이 을유년 벽두부터 희망의 온기로 술렁인다. 진원지는 바로 문화관광부가 올해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미술은행’(Art Bank)제도다.
미술은행은 말 그대로 미술작품들을 취급하는 은행이다. 시중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듯, 미술은행은 미술작품을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아 수익을 챙긴다. 공공기관이 미술품을 구입해 공공건물에 전시하거나 일반에 임대하는 것이다.
미술은행은 제 기능을 잃어버린 국내 미술시장에 정부가 개입해 ‘조정 기능’을 하겠다는 의지의 결과물이다. 문화관광부는 “매년 신진 작가들이 배출되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이 작품 판매가 부진해 창작활동 위축으로 이어져 미술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정부 등 공공기관이 미술품 구입에 앞장서 국민의 미술 감상 기회를 확대하고 미술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이번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문광부는 우선 올해 25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200~300점의 작품을 구입하고, 내년부터 이후 5년 동안은 연간 예산을 30억원으로 늘릴 생각이다. 이렇게 확보한 작품들은 지방자치단체나 대사관, 소규모 미술관 등에 임대하고 수익을 챙긴다. 또한 구청 민원실, 병원, 철도역사 등 일반인이 많이 찾는 곳을 선정해 미술작품을 활용한 리모델링 시범사업도 실시할 계획이다. 앞으로 반응을 봐가며 일반인에게도 작품을 임대할 생각이다. 정부가 돈을 풀어 작품을 사들인 다음, 이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사업을 하겠다는 뜻이다.
미술은행 운영주체는 당분간 국립현대미술관이 맡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제대로 된 작품을 골라 구입할 수 있도록 미술인 중심의 ‘작품구입 심사위원회’를 운영키로 했다. 문광부는 미술은행 운영을 위한 주요사항을 심의·의결할 ‘미술은행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투명한 운영을 위해 2007년부터는 독립 운영법인인 ‘한국미술진흥재단’(가칭)을 설립해 미술은행의 운영을 맡기기로 했다.
양도세 완전 폐지로 기업 고객 구매 자극
미술계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무엇보다 기나긴 불황의 끝에 내려진 25억원의 ‘단비’가 반갑다는 반응이다. 한국화랑협회 김창수 총무이사는 “시장이 살아야 작가도 화랑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며 “미술은행의 근본 취지가 미술시장 활성화에 있는 만큼 좋은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작가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미술협회도 일단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영길 한국미협 사무처장은 “미술은행의 취지 자체가 침체된 미술계와 미술인을 살리고 국민의 문화향유권을 높이는 것이므로 긍정적”이라고 환영하고 나섰다.
미술업계를 옥죄던 세제 부담이 올해부터 완전히 사라진 점도 환영할 만한 대목이다. 정부는 미술업계가 호황을 맞던 90년대 초, ‘미술품 양도차익에 대한 종합소득세’(이하 미술품 양도세) 도입을 결정했다. 미술시장의 과열에 따른 작품의 투기를 막고 투명한 과세를 확보하겠다는 뜻에서다. 미술계는 반발했다. “고가의 거래가 이뤄지는 미술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실명 거래에 의해 과세가 공개되면 누가 작품을 마음 놓고 구입하겠느냐”는 것이다. 미술계는 입을 모아 “국내 미술품 거래의 80%를 차지하는 개인 구매자들이 등을 돌리거나 다른 품목에 눈을 돌릴 것”이라며 “시장만 보이고 문화는 보이지 않느냐”고 정부를 성토했다. 미술계의 거센 반발 앞에 정부는 법안 유예를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 2003년 말 정부가 다시 양도세 납부를 추진하면서 논란이 재연됐고, 진통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말 결국 미술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법안의 폐지를 결정한 것이다.
미술품 양도세 법안의 폐지는 미술계 입장에서 호재임에 틀림없다. 김순응 서울옥션 고문은 “기업이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미술품 양도세 폐지는 매우 중요한 의미”라고 지적했다. “국내 미술시장은 개인 구매자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개인 구매자들이 사들이는 물품은 한정돼 있죠. 대개는 예쁘고 보기 좋은 작품, 크기도 작고 비교적 대중적 가격의 작품입니다. 공간을 차지하는 설치미술품이나 100호 이상의 규모가 큰 작품을 개인이 구매하기란 힘든데요. 기업들은 실험성 있는 작품이나 대규모, 고가의 작품에 대한 구매력이 있거든요.” 그는 이번 양도세 폐지로 인해 기업들이 과세 부담 없이 마음 놓고 미술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미술시장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중가격제 개선, 미술품 가격 조정 절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미술시장의 전망을 마냥 낙관적으로 점칠 수만은 없다. 미술은행 제도나 미술품 양도세 폐지 역시 고사 직전의 미술시장을 살릴 근본 처방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 미술시장의 위기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원인과 처방은 무엇일까. 최병식 경희대 교수 겸 미술평론가는 △대내외적 경기 불황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적 인식 부족 △정부의 제도적 지원 미흡 등을 위기의 원인으로 꼽는다. 최 교수는 “결국은 문화를 이해하고 향유할 수 있는 국민의 문화의식을 높여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겠느냐”며 “미술은행 또한 약간의 지원책 정도일 뿐, 척박한 미술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대적인 교양교육 강좌나 대규모 복합 전시 및 공연 등이 필요하며, 가능성 있는 작가를 발굴해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정예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 최 교수의 분석이다.
이른바 미술품 ‘이중가격제’도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이는 미술작품 생산자와 공급자인 작가와 화랑 간의 뿌리 깊은 불협화음에서 유래한다. 화랑측은 “미술시장의 상승곡선은 90년대 초를 고비로 꺾였지만, 작가들의 눈높이는 최고점에 머물러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대중이 선뜻 지갑을 열기 힘든 고가의 작품값을 고집하므로 작품이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작가들은 “화랑이 작품값의 절반을 떼어 갈 정도로 몫을 많이 가져가, 작품을 팔아도 남는 게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이 때문에 작가는 유통주체인 화랑을 제쳐두고 수요자인 수집가들과 직거래를 하게 되고, 같은 작품을 두고 화랑 판매 가격과 실제 구매 가격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순응 서울옥션 고문은 “직거래는 결과적으로 시장질서를 무너뜨리는 동시에 작가 개인의 가치도 떨어뜨리는 제 살 깎기”라며 “프로페셔널한 작가라면 시장질서에 맞는 유통망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발 더 나아가, “미술시장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미술품 가격을 시장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김 고문은 주장한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가격이 곧 적정 가격이므로, 작가와 화랑 모두 한발씩 양보해 대중에게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고픈 예술가들’에 대한 처우 개선도 시급하다. 이영길 한국미협 사무처장은 “지금의 사회보장제도는 작가들이 상해를 입어도 일용직 노동자보다 못하게 취급한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그는 “무형의 자산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를 딱히 구분이 힘들다는 이유로 일용직 노동자로 처리하는 보험사의 태도는 무책임하다”며 “작품 판매에 대해서도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등 제도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기업-예술인 공조 ‘메세나’ 눈 돌려볼 만
기업의 예술 지원 활동인 ‘메세나’에도 눈을 돌려봄직하다. 한국미협은 최근 금호생명과 양해각서를 맺고 각종 미술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주요 미술대전이나 전시행사에 해당 기업 직원을 무료로 초청하는 대신, 기업은 미술협회 회원 자녀에게 장학금을 주거나 작가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하는 형태다. 별도의 제휴사를 통해 협회 회원들에게 미술용품 구입이나 건강검진, 레저나 쇼핑 등에서 다양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멤버십 카드도 곧 발급할 예정이다. 작게나마 미술계와 기업 간 공조와 지원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동안 미술작품은 일반인에게 부정적 재산 증식 수단이나 고가의 대가성 뇌물 정도로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권력을 쥔 정부 요직 인사들이 손가락에 꼽히는 ‘큰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작품들이 유명 수집가의 이름을 걸고 당당히 거래되는 실정이다. 미술품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개선이 시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순응 고문은 “미술품을 사고파는 게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인식이 생겨야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술계에 관행처럼 굳어버린 이해 충돌도 사라져야 할 낡은 유물이다. 최근 발표된 미술은행제도의 운영방안을 놓고 제도 시행 이전부터 작가와 화랑측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것이 대표적이다(00쪽 참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할 만큼 했다”며 “이제 작가나 화랑이 대오 각성하고 뼈저린 내부 개혁에 들어가야 할 때”라고 미술인들의 자성을 촉구했다.
하지만 시장은 못내 조심스럽다. 미술시장 한파가 이대로 굳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도 여전하다. 백기영 미술인회의 사무처장은 “미술은행 공청회에 미술 관계자들이 대거 몰리는 건 다시 말하면, 미술시장을 활성화할 묘안이 딱히 없다는 인식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제 경쟁력을 갖춘 작가가 질 높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변화를 도출하지 않는 한, 지금의 다양한 시도들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결국엔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내 미술시장의 정확한 규모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문화관광부는 미술은행 설립을 발표하며 국내 미술시장을 연간 300억~400억원 규모로 내다봤지만, 이 또한 “시장 범위를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고무줄 통계”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하나의 사례가 국내 미술작가들이 처한 어려움을 짐작케 한다.
지난해 한국전업미술가협회는 회원 1500명을 대상으로 ‘한국 전업미술가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96%가 창작 수입만으로는 생계 유지가 불가능하며, 전체의 88%가 4인가족 최저생계비인 1500만원에 못 미치는 연간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10명 가운데 9명은 10년 이상 창작활동을 한 ‘중견’들이었지만, 작품 판매로 자신과 가족의 생활이 가능하다고 대답한 사람은 전체의 1%에 불과했다. 정책 지원과 대중적 인식 전환, 미술계의 내부 반성이 삼박자를 맞춰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참고로 이 기사 밑에 이런 리플이 달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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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상스라?
**작품이 잘 팔리지 않은 이유?
1. 전국공모전중심으로 전국민화가양성소가 활성화 되었기에
2. 시골에서는 농사짓고 문화센터 붓질 동우회나가 조금허더가
공모전에 출품하면 특선이요..우수상이요.. 시골장날 좌판갈아놓은 미술세계니까?
3. 취미를 하는 아줌시들 화백이요 화가요 하며 개인전열면
도로입구부터,,화환,,,
(어휴 내가 창피해 미술대학가서..비싼등록금대가며..
고삐리 수준의 사고를가지고 가르치는
교수작품 답습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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