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아치 행동 또는 양아치 게임 : 양아치 개인전 리뷰

critic & column | 2008/01/25 19:52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양아치 행동 또는 양아치 게임

미들 코리아 : 양아치 에피소드 I, 2008.1.9 - 2.3, 인사미술공간

중국로봇, 전자정부, 양아치 조합, 김양 프로젝트 등등 몇몇 가지 전시와 프로젝트들은 그가 미술판과 그 언저리, 혹은 그 바깥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분주하게 종횡무진 해왔는가를 가늠하기에 충분하다. 양아치는 아직 한국사회에서 이른바 미술의 이름으로 일반화 하지 않은 방법들을 가지고 낯선 예술행위를 일삼아온 작가이다. 미들 코리아(Middle Corea)라는 타이틀을 붙인 세 번째 개인전은 가상의 국가 미들 코리아 속에 가상의 산업체 김씨 공장(Gim's factory)을 차리는 작가 임의의 ‘설정’에서 출발한다. 이미공의 크지 않은 전시공간에서 양아치의 설정에 따른 허구는 분절과 연쇄를 반복한다. 가미가제 바이크를 탄 가미가제 라이더들이 시스템을 파괴하는 가미가제 라이딩을 벌인다는 얘기가 저변의 기조를 이루고 있다.

타이어에 철판 절단과 컬러링으로 만든 조형물을 타이어에 부착해서 만든 입체설치 작품은 지금까지의 양아치와는 다른 면모이다(사실 그는 조소과 출신이다). 이점은 하나도 안 중요하면서도 중요하다. 그가 물질로부터 비물질로, 조형으로부터 개념으로 이탈하기 위해서 얼마나 고심해왔는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래픽 다자인을 프린트하기도 하고, 개념적인 드로잉을 액자에 넣어 진열하기도 한다. 수집한 사진과 오브제들을 박스 안에 진열하기도 하고, 낡은 기계장치와 매끈한 수공 조형물을 결합시키는가 하면, 3D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모니터로 보여준다. 천조각을 이어 붙여 깃발을 만들어 내거나, 일러스트 조각 풍의 입체 작품을 진열하기도 한다. 한 작가로부터 이렇게 여러 가지 메뉴가 쏟아져 나오다니. 미들 코리아에서의 시스템 파괴 공작을 성사시키기 위해 얼마나 입체적인 경로로 일관된 서사체계를 지향하고 있는가.

파괴의 본능을 가시화 하는 양아치 내러티브는 개념과 조형, 물질과 비물질, 미술과 비미술의 경계를 타고 안팎을 넘나든다. 그의 실험이 오늘날 점점 협애화하는 미술의 범주 안에서 어떤 분류체계를 거쳐 파일링 될지를 지켜보는 것이 주요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이다. 또 하나 있다. 이번 전시의 실마리를 이룬 ‘김씨 공장’ 이야기는 대안공간에서 벌인 양아치 에피소드의 첫 번째 버전이다. 두 번째, 세 번째 에피소드로 가는 길에 그는 미술관과 인터넷 공간 등 각기 다른 성격의 게임방을 두루 거쳐 갈 것이다. 어떻게 변모할까? 가장 중요한 게 하나 더 있다. 오늘날 예술은 도대체 어떤 맥락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양아치라는 예술가 주체에게 인식과 실천의 경계를 넘나드는 아트라는 게임을 지속하도록 배터리를 제공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양아치 행동과 양아치 게임을 병행하고 있는 양아치라는 예술가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갈 길은 멀고 지켜볼 거리는 충분하다. 양아치는 이제 첫 번째 에피소드를 꺼냈을 뿐이니까.

김준기(미술비평)

* 월간미술 2월호 기고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01/25 19:52 2008/01/25 19:52

trackback :: http://gimjungi.net/blog/trackback/534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