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을 은유하는 불온한 시선 : 불량아트 리뷰

critic & column | 2007/03/13 04:41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성찰을 은유하는 불온한 시선

불량 아트, 듀플렉스, 2007.3.8-4.8


이 전시가 여타의 성 주제 관련한 전시들과 달리 차별성을 확보는 것은 성을 통해서 사회, 정치, 경제 등의 문제를 끄집어낸다는 데 있다. 독립큐레이터 류병학과 이은화의 공동기획으로 만들어진 이 전시에는 김난영, 박불똥, 안창홍, 전지윤, 채희석, 최경태 등 6인의 작가가 참여했고, 기획자 이외에도 김동일, 박준헌 등이 글을 보탰다. 이 전시는 참여작가들을 ‘동시대 최고의 파렴치한 아티스트들’로 지목하고 이들 작품의 도발적인 성의 정치학에 주목하고 있다. 성적 금기에 도전하는 불량한 예술의 매력은 성을 은밀하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노골적으로 폭로한다는 데 있다. 성기를 노출하고 있는 모델의 시선은 당당하게 관객을 응시하고 있다. 그 시선은 성적 욕망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성적 욕망을 은폐하고 왜곡하는 이중성의 가면을 벗겨 버리는 비판과 성찰의 시선이다.


1980년대 리얼리즘 미술운동 진영 작가들 가운데 일부는 성을 표현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각별한 성과를 남겼다. 특히 안창홍의 경우에 성은 사적인 개인으로부터 가족과 국가공동체 이데올로기에 휩싸여 은폐된 성의 정치학을 여실히 드러내는 최첨단의 지점이다. 박불똥의 성은 표현의 금기를 넘어 상상과 사상의 금기를 해체하는 것이었고, 김난영은 성적 표현의 소재를 남성으로부터 여성으로 옮겨놓았다. 2000년대 이후의 성적인 표현은 보다 노골적이다. 전지윤은 마우스클릭으로 여성의 신체를 탐색하도록 한다. 채희석은 인터넷에서 포르노 이미지를 채집해서 마우스로 덧칠한 도발적인 이미지들을 살포한다. 최경태는 원조교재가 사회문제로 대두했던 2000년대 들어서 여고생 시리즈를 발표해 작품을 압수당했다. 이번 전시의 출품작들은 ‘금기를 위반한 예술에 대한 응징’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산물이다.


성적 담론을 금기시하는 한국사회는 성적 실천에 있어서는 그 반대이다. 며칠전에
국무부가 발표한 2006 국가별 연례보고서에서는 남한과 북한을 각각 ‘매매 천국, 인권지옥’으로 지목하고 있다. 국가가 앞장서서 국민의 아랫도리 단속을 하겠다고 나선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의 종다양성 실현을 앞당겼을 뿐이다.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동성애나 원조교재, 포르노 그라피 등을 다루고 있는 이 전시가 선정적인 성담론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은 성적 표현을 통해서 기성의 고정관념과 우리사회의 이중성을 깨는 불편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불량작품’을 통해서 구토와 설사를 유발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전시는 에술과 사회의 불화를 확인하게 한다. 상처에 약을 바르고 치부를 감추는 것이 아니라 썩은 곳을 계속 찔러 아픔을 망각하지 않게 하는 것이 예술의 역할이라는 아도르노의 지적을 되새긴다. 예술의 대사회적 책무는 상생과 조화를 직조하기 보다는 갈등과 마찰을 통해서 성찰을 은유하는 데 있다. 그것은 때로 불량한 시선과 불온한 표현을 동반한다. 요컨대 예술의 불온함은 성찰을 야기한다.


김준기 (미술비평, www.gimjungi.net)

* 주간동아 기고문
  그림자료 웹하드 : oliber97 / 12345zz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03/13 04:41 2007/03/13 04:41

trackback :: http://gimjungi.net/blog/trackback/398
[로그인][오픈아이디란?]